코로나가 왔다.
꾸역꾸역 이탈리아를 삼키고 중부 유럽 대륙을 넘어 섬나라 영국까지 왔다.
아, 코로나? 계속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려오던 코로나가
잉글랜드 북부의 맨체스터까지 찾아와서 학교 문까지 걸어 잠갔다.
사실 말이 '걸어 잠갔다' 일뿐 학교는 열려있다.
근데 누가 가리?
나는 만약을 항상 대비하는 사람으로
헬스장도 취소하고
매주 화요일마다 참여하던 봉사활동도 잠시 멈췄다.
지난주 금요일부터, 토요일, 어제 일요일 그리고 오늘도 계속 학교에서 이메일이 온다.
교수님도, 학과에서도, 학부에서도, 메일이 계속 온다.
이번 주 월요일, 오늘부터 모든 강의가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됐다.
강의실은 코앞에 있다.
내 플랫은 캠퍼스와 가장 가까운 기숙사라는 이점이 있는데,
당분간은 이 이점은 무용지물이 되었다.
사실 지난 3주간 학교는 파업 기간이었다.
아니, 학교 파업이 아닌 교수님들 파업 기간이었다.
임금 문제로 3주간 교수님들이 파업에 들어가서 수업을 듣지 못했는데,
파업이 끝나고 바로 다음 주인 오늘부터는 코로나로 다시 기숙사에 묶였다.
한 교수님은 파업 기간 동안 고향인 스웨덴으로 가족들을 만나러 갔다는데, 어제 그에게서 이메일이 왔다.
국경 폐쇄, 스웨덴에 갇혀서 나갈 수 없다. 쏘리...
쏘리... 걱정 마시라 어차피 나도 학교 가지 않는다.
이 기회에 과제나 하나라도 끝내야겠다. 수업이 온라인으로 변경됐을 뿐, 내가 해야할 일들은 그대로 책상과 이메일에 쌓여있다.
코로나를 피해서 과제를 끝내자.
이번에는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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